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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한 일상

승강기기사 후기, 2년 현장경험기!

by 달걷남 2021. 8. 12.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러분들께 생소할 수도 있는 승강기기사 후기 일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놓쳐선 안되는 정보

갑자기 생뚱맞게 웬 엘리베이터? 하실 수 있는데ㅋㅋ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과거에 접했던 일들에 대해 써보는 게 재밌을 거 같더라고요.(알바든, 회사든)

힘든 일도 많지만 나름 재미난 일도 많았기에! 

또 기본적으로 제가 실제 경험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필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무튼, 그런 이유로 제 과거 이력 중 오늘은  승강기 회사에서 기사로 일했던 승강기기사 후기, 현장경험 꺼내 볼 텐데요

승강기기사 후기

그림이 떠오르시나요? 어쩌다 한번 구경한 경험은 있으실 텐데 평소에 잘 다니던 엘리베이터가 정지해있고 누군가 엘리베이터 천장, 혹은 엘리베이터 본체 아래에 왔다 갔다 하며 뭔가 하는 걸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바로 그걸 제가 했음ㅋㅋ 

사실 흔한 광경은 아니라서 보면 신기하실 겁니다. 

평소 볼 수 없던 엘리베이터의 복잡한 기계장치나 엘리베이터 밑바닥을 볼 수 있으니까요.

 

일단 저는 서울의 한 승강기 회사에서 2년 정도 근무했고, 말 그대로 승강기 기사였기 때문에 90프로 이상은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사실 저는 뇌구조 자체가 문과생이라 이런 계열의 업종은 생각도 해본 적 없습니다ㅋㅋ

그런데 어쩌다(?) 취직이..

(솔직히 말하자면 사장님이 저희 아버님과 친구관계였는데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두 분 저녁 먹는 자리 나갔다가 취직됨_-ㅋㅋ)

 

예나 지금이나 취업은 어렵지만 당시엔 여기 가는 게 맞나 꽤 고민했습니다.

막말로 낙하산, 탈 수만 있다면 좋죠? ㅋㅋㅋ 좋은데, 그 낙하지점이 도시가 아닌 정글이나 사막이면 어떨까요? 혹은 그래 보인다면?

(절대 현장일 비하 아님ㅋㅋ)

현장일은 이미 그때도 몇 번 해봤지만 육체적으로 정말 고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몸을 써서 힘든 것도 있지만,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추운 일을 한다는 건 정말 녹록지 않았죠.

거기다 제 문과 머리로 기계와 전기를 다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영 흥미가 붙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고민하다 경험 삼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단 판단하에 더 생각하지 않고 출근을 결심합니다.

 

움 그런데 - 승강기 회사에 다니려면 '승강기 기능사'란 자격이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두 달인가 석 달인가 문래역에 있는 교육기관까지 가서 실기교육을 받았습니다. (겁나 번잡 시럽ㅋㅋ)

'전기 기능사' 시험을 치르는 분들과 함께 수업을 받았는데, 교육비가 대략 50만 원 정도로 지금은 더 올랐을지 모르겠네요.

그러고 나서 어느 한 2년제 대학교 강의실에서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뭐 이런 패널을 완성시키고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합격합니다.

승강기-실기시험-과제
실기시험때 완성시켜야 하는 판넬

합격하고 얼마 안돼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원래 사장님조차 인수한 지 얼마 안 된 작은 중소기업이었는데 사장님조차 아직 적응 중(?)이었고ㅋㅋ

사무실 안엔 회색 작업복을 입은 선배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현장일 하는 사람들이야 워낙 한 인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예상(?)대로 구릿빛 거친 포스를 내주시며 경계하는 눈빛을 보냅니다.(나중엔 다 친해짐)

 

사무실안엔 5-6명 정도의 기사들이 있는데 각자가 맡은 현장들이 있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기사가 주거하는 집을 중심으로 그 반경 지역 현장들을 부여합니다. 

가령 신림 등 서울에 거주하는 기사에게 신림의 현장은 물론이고 홍대나 신촌등 그 주위 지역의 현장들을 맡기죠.

안양에 거주하는 기사에겐 인덕원 등 안양 근방의 지역들을 부여하고, 일산에 거주한다면 당연히 일산 근처 백석, 정발산역 등의 현장을 그 기사에게 맡깁니다.

그렇게 기사 한 명당 적으면 70개, 많으면 100여 개가 넘는 현장을 넘겨주는데 이걸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모두 돌아야 합니다. (제가 다닌 회사는 승강기 회사 중에서도 유지보수 위주의 회사)

스케줄표는 본인이 알아서 짜면 되는데 당연히 가까운 곳들을 묶어 다니며, 하루에 평균적으로 5개 현장을 돌아야 얼추 한 달을 맞출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쉬운 건지 어려운 건지, 가능한지 어떤지 감이 잡히질 않으니 직접 뛰어봐야 알 수 있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항상 모자를 겁니다.ㅋㅋ

내 일정대로만 5개씩 움직이면 참 좋을 텐데 승강기 개수만 수백 대이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항상 말썽이 발생하거든요.

승강기-상부승강기-버튼판넬
승강기 기사의 시점 ㅋ

버튼이 고장 나거나, 숫자를 표시하는 등이 나가거나, 엘리베이터 내부 조명이 꺼지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자체가 서버리기도 합니다.

아니면 사람이 갇히기도 하죠. ㅋㅋ (제일 빠르게 해결해야 함_-)

그렇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지금 하고 있던, 혹은 가고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그 현장에 달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루 종일 그 현장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생기고, 이런 게 몇 차례 반복되면 당연히 시간은 촉박해집니다.

심지어 내 현장만이 아닌 다른 기사의 현장에 긴급 출동하거나 헬프 할 일도 꽤 되기에 시간은 더욱 부족하죠.

이래저래 시간관리를 잘해야 함.ㅋ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항시 저런 게 아니니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

나름 여유로울 땐 여유로워서 별 다른 일이 없을 땐 조기퇴근도 가능..

아무래도 본인이 부여받은 현장들만 제대로 책임지면 되고 스케줄도 본인이 짜며, 회사 안에서 일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유도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간 귀찮은 게 있다면 어쨌든 '근무일지'를 작성해야 하기에 현장을 다 돌았어도 사무실은 들어와야 하죠.

 

아 그리고 대기업이나 승강기 검사를 관할하는 준 공공기관은 회사에서 나오는 차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거 없습니다. ㅋㅋㅋ

자기 차로 현장을 오가며 일을 하는데, 이동하는 시간만 하루 3,4시간..

늘어나는 키로수와 의도치 않은 운전 스킬_-

정말 별의별 곳을 다녔는데 저의 경우 대부분 현장이 홍대, 신촌 등지에 있어 온갖 주차 지옥을 맛봤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그래도 어떤 곳은 용인에 현장이 있어 멀지언정 풍경도 좋고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들기도..

 

보통 일을 하게 되면 빠르고 간단한 작업이 주를 이루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작동 문제가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움직이는 문틀에 낀 이물질이나 천장 레일등에 낀 이물질만 제거해줘도 모든 승강기 문제의 6,70프로가 해결되죠. 

실제로 이런 작업을 많이 해줍니다.

(확실히 청결함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됨.)

 

일단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일이 초보 신입 입장에선 별로 없다는 얘깁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제 상황은 다들 알기 때문에 선배 기사들이 와서 도움을 주죠.

(물론 저도 배울 건 배우며 선배들이 호출하면 바로 헬프 헬프.)

 

//

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쓸 텐데요.

쓰다 보니 시간이 별로 없네요_-ㅋㅋ 

사실 많은 경험 중 이 일부터 쓰는 이유가 이전부터 승강기 기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어서인데요.

혹 본다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물론 2년이나 다닌 만큼 여러 에피소드나 경험도 있기에 머릿속에 정리가 되면 또 올려보도록 할게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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